美농구 킹 제임스처럼… 한국배구 왕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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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선두 이끈 요스바

쿠바 출신 요스바니가 8일 경기 용인시 OK저축은행 체육관에서 볼을 들고 스파이크하는 동작을 취했다. 용인=최혁중 기자 [email protected]

입으로 고함을 내지르며 양 무릎을 번갈아 거의 가슴까지 들어올린다.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두어 차례 툭툭 친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7·쿠바)는 코트 위에서 신이 날 때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34·미국)의 세리머니를 똑같이 재현해낸다. 6세 때부터 배구 한 우물만 판 요스바니는 독특하게도 농구 선수 제임스를 롤 모델로 꼽는다. 8일 경기 용인시 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요스바니는 “NBA 최고의 선수인 데다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제임스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소속 리그에서의 활약만 따지면 요스바니도 ‘킹’(제임스의 별명) 부럽지 않다. 외국인 트라이아웃 4순위로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요스바니는 1라운드에서 공격 종합 1위(성공률 60.87%), 서브 2위(세트당 0.65개) 등으로 맹활약하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레프트 요스바니의 활약에 힘입어 최근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OK저축은행은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요스바니와 르브론을 합친 ‘요브론’으로 그를 부르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요브론이라는 별명을 듣고 너털웃음을 터뜨린 요스바니는 “강도 높은 훈련이 결과로 나와서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력한 공격력만큼이나 코트 안 태도 또한 좋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선수 중에서 (요스바니가) 가장 착하고 성실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러시아 등 여러 리그를 경험해본 그는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팀원들에게 주문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요스바니는 “우리가 우승을 하기 위해선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하다고 팀원들에게 강조한다. 실력을 높이기 위해선 개인 보강운동도 필수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같은 쿠바 출신으로 2014∼2015, 2015∼2016시즌 OK저축은행의 2연패를 이끌었던 ‘쿠바 특급’ 시몬(31)의 응원도 요스바니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두 선수는 쿠바 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했다. 요새도 매일같이 시몬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요스바니는 “최근 팀이 좋아지면서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시몬도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영어와 스페인어, 이탈리어, 러시아어 등 4개 언어를 구사하는 그는 최근에는 ‘감사합니다’, ‘많이 드세요’ 등 팀 동료들의 말을 따라 하며 한국어 배우기에도 재미를 붙이고 있다. 국내 음식 중에서는 쌈장을 곁들여 먹는 삼겹살을 가장 좋아한다.

요스바니가 코트에서 종종 선보이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세리머니를 보여주고 있다. 용인=최혁중 기자 [email protected]

가족 사랑도 각별하다. 구단이 마련해준 사택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요스바니는 “많은 해외 리그를 뛰어봤지만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 인생의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다. 아버지가 날 위해 그랬듯 나도 아들 로렌조를 잘 성장시키는 게 인생에서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가족인 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요스바니는 “우리는 코트 위 6명이 이미 하나가 된 팀이다. 다른 팀을 다 꺾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요스바니는 팀에서 친한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린 모두가 다 잘 지낸다”고 답을 대신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쿠바 대표팀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요스바니의 꿈이다.

 

용인=강홍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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