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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희 6회 2사까지 2실점 막고 5회 송성문 희생타 결승점 지켜
SK, 로맥-강승호 솔로 터뜨렸지만 잇단 찬스서 방망이 침묵 아쉬움
31일 4차전 문승원-이승호 선발
“(한)동민이 형한테만 맞지 말자고 생각했다.”
넥센 투수 한현희(사진)는 SK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SK 한동민에게 굴욕(?)을 당했다. 올 시즌 한현희에게 14타수 7안타(4홈런)로 강했던 한동민이 “한현희가 도와줘서 넥센전 홈런이 많았다”고 도발했기 때문. 한현희는 “많은 준비를 했다. 보면 알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이닝 4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며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 올 시즌 처음 선발로 풀타임을 채운 그는 11승 7패 평균자책점 4.79로 선전했지만 10월 들어 부진이 이어져 우려를 샀다. 최원태의 부상 공백으로 ‘토종 1선발’의 책임을 맡은 그의 어깨는 무거웠다. 그런 한현희가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한현희는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SK 타선을 상대로 5와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7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2회초 로맥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평균 144km 직구를 복판에 꽂아 넣는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4회 최정-로맥-박정권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1, 2차전 연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넥센은 이날 한현희와 불펜의 호투를 앞세워 SK에 3-2로 역전승하며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두 차례 역전 위기는 불펜이 막아냈다. 6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한현희를 구원 등판한 오주원은 대타 정의윤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8회 마운드에 선 이보근은 1번 타자 김강민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해 무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한동민-최정-로맥에게 연달아 삼진을 잡아내 리드를 지켰다. 이보근이 낙차 큰 포크볼로 로맥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순간 경기장을 메운 넥센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김혜성이 5회말 빠른 발로 만든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우중간 깊숙이 떨어진 장타를 때려낸 김혜성은 3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이후 송성문의 희생 플라이가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중견수에게 잡혔지만 다시 한번 빠른 주루로 홈을 밟아 귀중한 결승점을 올렸다.
박병호, 김하성 등 주축 타선이 여전히 침묵한 것은 아쉬웠다. 앞선 2경기서 8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박병호는 이날 역시 3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포스트시즌 들어 타점을 한 개도 생산하지 못한 김하성은 이날 역시 3타수 무안타로 부진이 길어졌다.
SK는 로맥과 강승호가 2회와 5회 기록한 1점 홈런으로 점수를 냈지만 이후 타선이 침묵하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SK로서는 올 시즌 41홈런으로 공격을 이끈 한동민이 3경기째 무안타로 부진한 것이 아쉬웠다. 앞선 2경기서 7타수 3안타(2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던 김강민은 이날도 4타수 2안타로 활약했지만 홈을 밟지 못했다. 넥센과 SK의 4차전은 31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SK는 문승원, 넥센은 이승호가 선발 등판한다.
조응형 [email protected]·임보미 기자
내일이 없는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홈팬들과 한 경기 더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안우진 1이닝 피칭 후 교체는) 믿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믿음에 보답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베테랑들이 제 역할을 해줘서 내일도 계산이 서는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8회 2사에서 마운드 방문 때) 이보근에게 로맥과의 승부에서 과감하게 하자고 했다. 이보근이 잘 막아줬다.
▼ SK 힐만 감독 “선발 박종훈 투구수 관리 실패” ▼
선발투수 박종훈의 피칭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첫 두 점 내줄 때 불규칙 바운드가 있어서 아쉬웠다. 2차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타자들 스윙이 좋지 못했다. 홈런을 두 개 쳤지만 다 솔로였고 상대 선발투수의 피칭이 좋았다. 6회 만루 찬스에서 정의윤의 스윙이 살짝 빗나가 아쉬웠다. 기회가 없지 않았는데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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