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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 사안으로 이날 회의에서 보고한 뒤 상임위원 간 논의를 거친 후 입법 예고 절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08년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검토가 시작된 이후 수차례 논의가 있었으나 여러차례 무산된 끝에 10년 만에 확정됐다.
이날 방통위는 △지상파 광고 매출이 급감했고 △본래 지상파에도 허용됐던 중간광고가 1973년 오일쇼크를 계기로 임시로 중단된 것이고 △중간광고가 지상파에만 금지된 현실이 차별적이기에 공정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고 △넷플릭스 등 해외미디어 진출에 따라 국내 콘텐츠 사업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고 △지역방송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등의 이유로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등 광고규제 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사진=방통위 제공. |
방통위는 “지상파의 경영혁신을 유도하고 중간광고 추가 수입은 방송콘텐츠에 우선 투자하도록 하는 콘텐츠 투자계획을 (지상파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상·간접광고 규제 완화도 검토한다. 현재 가상·간접광고의 허용시간은 지상파가 유료방송채널에 비해 짧은데, 지상파도 유료방송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날 방통위는 또한 중장기 과제로 ‘민영미디어렙에 공적책임 부여’ 등 미디어렙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방송 광고의 경우 지상파는 KBS·MBC 및 지역·군소방송의 광고영업을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SBS 및 지역·군소방송의 광고영업을 대행하는 미디어크리에이트 등 집단적 미디어렙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형 방송사에 광고를 팔면 일정 비율을 지역·군소방송에도 결합하는 ‘결합판매’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종편은 회사별로 따로 미디어렙을 두고 ‘결합판매’를 하지 않는다.
양한열 방송기반국장은 브리핑 때 “지상파 결합판매가 광고주의 선택을 제한하고 부담을 지우는 면이 있어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다른 미디어렙까지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이 외에도 보도채널 미디어렙 도입 등 미디어렙 허가제도 개선 검토, 경쟁구도 조정 등 미디어렙 구조 전반의 개편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방송 광고매출 추이. CJ는 계열채널 종합 (클릭하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외에도 방통위는 미디어렙과 관련 △종편 수탁수수료 비대칭 규제 개선 △미디어렙 광고판매 대상을 인터넷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협찬제도도 개선한다. 협찬은 간접광고와 달리 방송사와 광고주가 직거래하면서 광고 규제의 틀을 벗어나 음성화돼 단가의 기준도 알 수 없었다. 방통위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협찬제도 양성화 법안을 토대로 협찬의 정의, 허용범위 등을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광고규제완화에 따른 시청권 보호 대책으로 △간접광고 고지 자막 신설을 통한 고지 강화 △중간광고 자막 안내 크기 규정 등으로 중간광고 사전 고지 강화 △시청권 침해 관련 모니터링 강화 △시청자 참여 모니터 확대 등을 제시했다.
정부 추천 고삼석 상임위원은 “지상파 중간광고는 도입이 아니라 부활이다. 지상파 중간광고를 하지 않는 주요국가가 있나”라고 사무처에 물었고 김재철 방송광고정책과장은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 대부분 다 허용돼 있다”고 답했다. 여당 추천 허욱 부위원장은 “시청권 침해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시청자에게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시청권 보호”라고 말했다.
▲ 방통위의 방송광고 정책방향. |
반면 야당추천 위원들은 ‘신중론’을 펼쳤다. 바른미래당 추천 표철수 상임위원은 “지상파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고 자유한국당 추천 김석진 상임위원은 “지상파의 위기는 특정 이념에 편향된 프로그램을 만들기 때문이다. 지상파만을 위한 원포인트 정책이 돼선 안 된다”며 도입 논의를 국회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고삼석 상임위원은 “방송협회가 중간광고 수익으로 콘텐츠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고 MBC는 경영혁신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조조정과 혁신은 추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발표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책과제는 입법부가 아닌 행정부가 할 일이다. 과거 UHD방송을 국회에서 강제로 결정한 전례가 있는데 긍정적이지 않다고 본다. 다만, 공론화 과정에서 의견수렴은 반드시 거치겠다“고 말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진출한 상황에서 한국 방송사업자들이 광고에 의존하는 대신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거듭나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미디어 사업 재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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