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전원책 기자회견 “보수 재건 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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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밝히는 전원책 변호사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소연

 “보수 재건의 꿈은 사라졌다. 혁신을 거부한 당에 아무런 미련도 없다.”
 
기대했던 ‘폭로’는 없었다. 그러나 전원책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의 혁신을 비관하며 보수 재건을 위해 계속 정치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을 빌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된 지 5일 만이다. 사무실은 취재진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 유튜버까지 몰리면서 앉을 자리는커녕 발 디딜 틈도 없었다. 기자회견의 당사자인 전원책 변호사가 들어오는 데 애를 먹을 정도였다.
 
“전권이 전례 없는 권한? 모욕이다”
 
마이크를 잡은 전원책 변호사는 “참담한 심정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보수정당 살려달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가 전권을 가진 한국당의 조직강화특위 위원을 수락한 것은,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였다”라며 “그 유일한 방법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하면서 인물을 교체해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인적청산의 전권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이제 그 꿈은 사라졌다”라고 강조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2월 전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2월 전당대회 불가론’을 재차 역설했다. 그는 “당무감사가 끝나면 불과 20여일밖에 남지 않은데 12월 15일까지 인적청산하라는 것은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더욱이 지금은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기간이자 선거제도를 바꾸는 정기국회 기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한두 달이라도 늦추자고 했는데, 이를 월권이라고 하면 더 이상 저는 할 말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용태 사무총장이 자신을 설득하려고 한 데 대해서도 “8일 저녁에 찾아와서 ‘자를 사람 마음대로 잘라라. 하지만 2월 전대 기한은 지켜달라’라고 했다”라면서 “굳이 제가 여러분들 앞에서 이게 말장난이라고 폄하해야 되나? 김 사무총장은 5시간 동안 그 말만 되풀이했다”라고 밝혔다.
 

입장 밝히는 전원책 변호사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소연

전 변호사는 한국당 비대위를 향해 섭섭함도 토로했다. 그는 “조직강화의 전권을 가진 제가 한 말들이 결코 월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그런데도 견디기 힘든 공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8일 간 묵언수행하며 인터뷰를 모두 거절했는데, 이름조차 모르는 비대위원들이 언행을 조심하라고 했다”라며 “그런 경고를 받을 어떤 언행도 한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권이 전례가 없는 권한이라는 말도 들었다”라며 “이건 모욕”이라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한 “이미 제작된 특정 프로그램을 두고 정치 활동을 방송에 이용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라며 “20년 간 방송해온 내가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결국 지난 금요일 오후 1시 21분, 문자로 저는 해촉되었다”라고 말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앞서 9일 오전에 기자들 앞에서 전원책 변호사에게 해촉 사실을 문자로 통보했으며, 그 시간에는 통상적으로 문자로 소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전원책 변호사의 주장과 시점이 맞지 않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전 변호사는 “문자로 해촉한 걸 굳이 이제 와서 나무라고 싶지 않다”라며 “그동안 있었던 여러 일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다”라고 회피했다.
 
그 이유에 대해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혁신을 거부한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한 가지, 보수정당의 재건은 이제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여전히 저를 괴롭힌다”라며 “그러나 미완의 보수 재건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원책 변호사는 “보수의 궤멸을 막기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라며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보수가 일어서야만 한다. 그 길만이 이 나라를 온전히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호소했다.
 
“더 이상 어떤 미련도 없다”
 

입장 밝히는 전원책 변호사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뒤 현장에서 질의응답이 시작됐다. 첫 질문은 김병준 위원장이 조강특위 위원 인사를 청탁했는지 여부였다. 전원책 변호사는 해촉 당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한 바 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후 당에서 추천받은 이들을 권했을 뿐이고, 전원책 변호사가 거부하자 그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진실은 하나다”라면서도 “그 진실은 언젠가 세월이 좀 지나면 말씀드리겠다. 죄송하다”라고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전 변호사는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언젠가 정치평론가의 입장으로서 말하겠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보수재건운동의 구체적인 계획에서도 “이미 인터뷰한 매체가 있다”라면서 “보도가 나가기 전에 말씀드리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며 답하지 않았다.
 
전원책 변호사는 “나에게는 한국당을 개혁할 프로그램이 있었다. 조강특위 위원들도 그 프로그램에 동의했다”라면서 “한국당이 그 프로그램대로 개혁한다면 일어날 수 있고, 국민 신뢰 받을 거라 확신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꿈은 사라졌다. 더 이상 어떤 미련도 없다”라고 재차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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