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어도 법정 안 세워” 대기업 출연금 압박한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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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이행에 따른 농어촌과 민간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가 15일 국회에서 열렸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FTA 이행에 따른 농어촌과 민간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가 15일 국회에서 열렸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5일 오전 11시 국회 귀빈식당. 국회 농해수위가 연 ‘농어촌과 민간 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 대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농어촌 상생협력 기금’의 출연을 독려하는 자리였다. 삼성전자·현대차·SK·LG·포스코·롯데 등 15개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전경련·대한상의 등 경제단체 관계자들까지 30~40여 명이 모였다.
 
황주홍(민주평화당)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FTA로 피해를 보는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기금 조성에 나섰지만 실적이 크게 저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어촌에 고향을 두고 있지 않은 자가 누가 있느냐. 기업이 더 사회에 공헌하고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 상생협력 기금’은 한·미, 한·중 FTA 체결로 타격을 입는 농촌을 돕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3월 조성됐다. 기금 마련은 정부와 민간, 대기업 등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기금을 관리하는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1년에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거두겠다는 당초 목표와는 달리 모금 실적이 부진하다.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기준으로 1500억원가량이 모였어야 하나 현재까지 걷힌 돈은 475억원가량밖에 안 된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경대수 의원은 “기업인 여러분이 이 자리까지 와서 분위기가 좀 어색할지 모르겠다”면서 “기업도 어렵지만 농어촌은 정말 어렵다”고 대기업의 출연을 요청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농림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바른미래당 간사) 의원은 관련 자료도 만들어 왔다. 그는 청년 농업인이 급감하고 농가소득이 정체라는 것을 언급하면서 “기업이 좀 나서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정부 측도 가세했다. 간담회에 온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도 세제혜택과 동반성장지수 가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올해부터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돼 기금에 출연하는 기업은 법인세 감면 등으로 출연금의 70%가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고 독려했다. 이들은 “기업 팔 비틀기가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우려한 듯 기금 조성은 법에 따른 것이고, 출연 독려도 강제가 아니라는 점을 연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부정적인 이야기도 없지는 않지만 법치의 연장선상에서 간담회를 열었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도 “기금 출연은 기업과 농민이 상생하자는 자율적인 의미다. 강제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K스포츠재단 등에 출연한 대기업 총수들이 재판에 넘겨졌던 점을 에둘러 언급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기금을 내고 정권이 바뀌어도 재판정에는 절대 세우지 않겠다는 확신을 드릴 테니 적극 도와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대기업 관계자는 멋쩍게 웃었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상생이라는 명목으로 대기업 돈을 뺏어도 된다는 로빈후드 식의 추진은 문제가 있다”며 “대기업으로선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에 억지로 갹출해야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원래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참석 예정이었지만 야당의 농해수위 예산안 처리 거부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간담회엔 오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 이후 정치권에선 여러 말이 나왔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핵심은 대기업의 돈을 뜯어내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도 “정권만 바뀌었을 뿐 정치권의 행태가 달라진 게 별로 없는 것 같다”는 뒷말이 나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 정부 때 정부에 협조해서 돈 낸 것 때문에 지금도 재판이 진행 중인 걸 뻔히 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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