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석 비판받은 판사 “치사하게 겁박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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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이 12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5.2.12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부산지방법원장 취임 당시 모습. 201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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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자신을 비판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향해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법원 내부전산망(코트넷)에 올린 ‘역사를 위해 남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로 인해 근심을 안겨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모 수석이 가담하리라 하는 점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밤샘조사 결과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의 효력을 부정하자”고 제안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강 부장판사의 고교와 대학 동문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밤새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였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강 부장판사의 글은 이날 밤샘조사를 받은 임 전 차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법원 안팎에서도 “수사 통제 주문”,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자 강 부장판사는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이버 뉴스창 댓글을 보면 가관이다. 우리 사회에 일정한 비율의 화병 대중이 상존함을 느낀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고 계정을 닫았다.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페북 닫고… 코트넷서 반박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지방분권'과 '경제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지방분권”과 “경제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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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 민정수석은 19일 강 부장판사 글과 관련된 언론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법관은 재판 시 독립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 외 스스로 행한 문제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예컨대 재벌 최고위 인사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나,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조직 옹위형 비판 등”이라고 적었다.

앞서 강 부장판사는 부산지방법원 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 사이 당시 삼성 대외협력업무 최고책임자였던 장충기 사장에게 모두 13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에는 자신의 동생 인사와 관련한 내용을 비롯해 자신이 평소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이 포함돼 고위 법관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 법원노조, ‘장충기 문자’ 강민구 부장판사 조사 촉구)

그러나 23일 강 부장판사는 코트넷에 글을 올려 조 수석의 비판에 “이참에 제 주장에 동참해 자신의 수사기관을 총괄하는 지위에서 당장 지금부터라도 악습 철폐에 나서는 법적, 공적 책임을 다하면 좋겠다, 더 이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여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맞섰다. 이어 “그분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으나 전달할 방법이 없다”라며 “개인적 인연이 있는 분은 참조바란다”고 덧붙였다.

강 부장판사는 이 글에 법관들이 댓글을 달지 못하게 했다. 그는 “너무 격렬한 논란은 피하기 위함”이라며 대신 개인 카톡이나 문자, 이메일로 법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이 ‘사법농단’ 이전부터 밤샘조사 자제를 주문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해와 달(밤샘조사, 논스톱재판 철폐)을 가리키는데 다들 손가락(타이밍, 인간관계, 악의적으로 왜곡된 구설수)을 갖고 저를 비난한다”라며 “다 예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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