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10K ‘에이스의 클래스’ 보여준 린드블럼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내는 것은 ‘에이스’의 책임이자 의무다.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사진)은 에이스의 역할을 다해내며 한국시리즈에서 자칫 벼랑 끝으로 향할 뻔했던 팀을 구해냈다.

린드블럼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SK를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두산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린드블럼이 한국시리즈에서 거둔 첫 승이다.

지난 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1이닝을 버티고도 불의의 홈런 2방에 울었던 린드블럼은 팀이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뒤진 4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SK에서는 에이스 김광현이 나섰다. 홈런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구장에서 포스트시즌 무서운 장타력을 뽐내는 SK를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최고시속 149㎞의 포심 패스트볼에 투심, 커터 등 다양한 속구를 곁들이며 힘에서 SK에 밀리지 않았다.

SK는 린드블럼을 상대로 7회까지 단타만 3개 쳤을 뿐 단 한 개의 장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포크볼과 커브 등을 결정구로 섞어쓰며 SK 타선에 삼진 10개를 솎아냈다. 3회 김강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이후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뒤 SK 중심타자 제이미 로맥-박정권으로부터 연속 삼진을 뽑아낸 것은 이날의 백미였다.

4회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맞은 좌전안타 이후 12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린드블럼이 7회까지 버틴 덕에 두산은 역전의 희망을 이어갔고, 8회초 정수빈의 투런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린드블럼의 114구 역투는 두산 승리의 발판이 됐다.

린드블럼은 2015~2017년 롯데에서 뛸 때 전설 최동원을 본떠 ‘린동원’이란 별명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린드블럼은 사흘 전 올해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최동원상’ 수상자가 됐다.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홀로 따내는 기염을 토하며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다. 팀이 위기에 몰린 가운데 투혼을 발휘한 린드블럼의 이날 모습에서 최동원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