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_1]
10일 재개관을 앞둔 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 지름 25m의 실내 돔 스크린에 은하수가 흐른다. 기존보다 해상도가 4배 뛰어난 시설을 갖췄다. [변선구 기자]
남쪽 하늘과 산이 맞닿은 곳에서부터 구름인 듯 희뿌연 무언가가 머리 위까지 이어진다. 깜깜한 밤하늘이니 구름은 아닐 터. 우리 지구가 속한 별무리터, 은하수다. 옆으론 허리춤에 벨트를 두른 듯 별 3개가 나란히 서있는 겨울철 대표적 별자리 오리온도 보인다. 북쪽 하늘 끝에는 큰곰자리가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을 품고 있다. 하늘은 칠흑같이 까만데, 수많은 별들이 점점이 박혀있다.
지난 7일 목격한 경기도 과천의 ‘밤하늘’이다. 빛공해 가득한 21세기의 서울 근교에서는 당연히 은하수를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가능한 곳이 있긴 하다. 돔 건물의 안쪽을 스크린으로 만들어 밤하늘 별자리를 보여주는 ‘천체투영관’(planetarium)이 그것이다.
중앙일보가 해상도 8K의 초고해상도 디지털 투영기로 재무장해 오는 10일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을 미리 찾아갔다. 돔 지름 25m, 스크린 면적으로는 981㎡(약 297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인 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이 이번에 5000 안시루멘(밝기를 나타내는 단위)의 레이저 빔 프로젝터 6대로 재무장했다. 해상도가 기존 시설보다 4배 더 뛰어나다. 미 항공우주국(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제공한 초고해상도 천체 사진을 사용했다. 덕분에 세계 최고의 우주 관측 환경이라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에서 본 밤하늘보다 더 선명한 은하수와 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다.
“별자리를 선으로 이어줘.” 천체투영관 교체작업을 주도해온 박대영 전문관의 지시가 떨어지자, 머리 위에서 반짝이던 별들이 선으로 이어졌다. 북두칠성의 국자모양이 선명히 드러났다. 이어 “그림으로 보여줘”라고 하자, 밤하늘이 온통 사람과 동물 그림들로 가득 찼다. 북두칠성은 ‘큰곰’의 꼬리가 됐다.
지구에서 보는 밤하늘 뿐 아니다. NASA와 ESA의 관측자료를 통해 달이나 화성의 관점에서 지구와 다른 행성들을 볼 수도 있고, 마치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항해하듯 별자리 여행을 할 수 있다. “토성을 확대해서 볼 수 있느냐”고 묻자, 우주선이 토성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리는 듯 특유의 테두리를 단 토성이 눈 앞으로 가득 다가왔다.
반구형 360도 스크린을 가진 천체투영관은 그 자체가 훌륭한 영화관이다. 과천과학관은 천체투영관을 재개관하면서 11월과 12월 두 달 간 신규 돔 영상 및 다양한 장르의 영상 콘텐트 상영과 이벤트를 연다. 11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신규 돔 영상 5편을 상영한다. 지구와 태양계 천체 곳곳에 있는 ‘얼음세계’, 로봇탐사선이 밝혀낸 태양계의 신비를 그린 ‘로봇탐사’ 등 최신 과학적 성과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상물이다. 12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천체투영관 대축제’를 연다. 우주·지구·시간·공룡 등을 주제로 최신 돔 영화 14편을 상영한다.
국립과학관은 과천뿐 아니라 대전의 중앙과학관과 대구·광주·부산·어린이과학관 등 모두 6곳에 천체투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과천과학관의 돔 지름이 25m로 가장 크지만, 중앙과학관도 23m 규모에 달한다. 국립과학관 외에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소형 규모까지 합치면 국내에만 약 100개의 천체투영관이 있다.
박대영 전문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최근 돔 지름 37m짜리 천체투영관이 들어섰다고 한다”며 “국내 최대인 과천과학관은 세계 15위권 안에는 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준 호빔천문대 대표는 “천체투영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간접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 “청소년과 일반인뿐 아니라 천체 관련 전문가들로서도 여러가지 소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mail protected]
[ad_2]
Source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