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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리은하 옆에서 발견되지 않고 숨어지내던 거대한 `유령 은하`의 존재가 드러났다.
`앤틀리아 2(Antlia 2·Ant 2)로 이름 붙여진 이 은하는 우주생성 초기에 형성된 왜소 위성 은하지만 우리은하 주변의 위성 은하 중 가장 큰 `대마젤란은하(LMC)와 비슷한 크기를 갖고 있다.
우리은하의 3분의1에 달하는 크기지만 밀도가 극도로 낮아 빛이 LMC보다 1만배 더 희미한 데다 우리은하 원반부의 별과 가스 장막 뒤에 가려져 있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은하의 존재는 대만중앙연구원 천문학자 가브리엘 토레알바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유럽우주국(ESA) 가이아(Gaia) 위성의 관측 자료를 분석해 처음 확인하고 정식 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과학저널 `아카이브(arXiv)`에 밝혔다.
연구팀은 새로운 위성 은하를 찾기 위해 가이아 관측 자료에서 `거문고자리 RR형 변광성`을 집중적으로 찾았다. 푸른빛을 내는 이 별들은 생성 시기가 오래되고 금속성분이 낮아 앤틀리아 2와 같은 왜소 위성 은하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이다.
거문고자리 RR형 변광성은 극히 드물지만 연구팀은 약 42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3개를 찾아냈다. 논문 공동저자인 케임브리지 천문연구소의 바실리 벨로쿠로브 연구원은 이 별들은 그 주변에 거대한 성단이 있다는 “압도적 증거”라고 했다.
연구팀은 우리은하의 별과 가스구름에 가려져 있어 거문고자리 RR형 변광성의 동반 별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100개 이상의 적색거성이 함께 움직이면서 우리은하와는 약 13만 광년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앤틀리아2의 질량이 같은 크기 은하보다 100배나 적고 거느린 별도 훨씬 적다는 점을 확인했다.
현재의 은하형성 모델로는 앤틀리아2 크기에 질량이 이처럼 낮고 LMC보다 1만배나 희미한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한다.
논문 공동저자인 카네기멜런대학 물리학과의 세르게이 코포소프 부교수는 이와 관련, “앤틀리아 2가 현재 그처럼 (크기에 비해) 낮은 질량을 갖고 있는데 대해서는 우리은하의 조력(潮力)에 뺏긴 것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은하 조력에 질량을 뺏긴 것이라면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정상인데 (앤틀리아 2처럼) 크기가 큰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벨로쿠로브 연구원은 은하 내에서 항성풍이나 초신성 폭발이 가스와 입자를 외곽으로 밀어내고 은하를 묶고 있던 중력이 약화하면서 암흑물질이 외곽으로 뻗어 나가 은하의 크기가 커질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했다.
학계에서는 앤틀리아 2가 크기 대비 질량과 밝기 등에서 다른 60여개의 위성 은하와의 차이가 너무 현저해 은하 형성 모델에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려면 앤틀리아 2 사례만 갖고는 부족하고 더 많은 유령은하 발견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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