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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1.13 14:52
앞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이 지난 6월 미·북 정상회담 전후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탄도미사일 발사기지를 해체하는 와중에도 비밀리에 16개의 탄도미사일 발사기지를 유지해왔으며, 그 중 13곳의 위치를 위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미 의회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를 맡은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CSIS 보고서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의해 놀아나고 있다. 우리는 북한과 또 다른 정상회담을 열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회담에) 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키 의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핵 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분명한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북한과의 회담은) 안 된다”며 “이런 검증 가능한 조치가 없다면 김정은은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고, 잘 속아 넘어가는 미국 대통령에게 거짓 희망을 주는 데만 진지하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하원 외교위 소속의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 핵 위협을 없애고 있다는 확언을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며 “북핵 위협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썼다. 프랭크 팰론 민주당 하원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란 주장이다.
◇ 한반도 전문가들 “트럼프 김정은에 속고 있다”
워싱턴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품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보유 시설 일부만 폐기하고 그 대가로 미국 정부에 평화협정을 요구하는 ‘나쁜 거래’를 시도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비핀 나랑 MIT 국제정치학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하면서 대량 생산을 언급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은 올해 초 장거리 미사일의 대량 생산을 지시했고, 이를 포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그는 지금 자기가 한 말을 지키려는 것뿐”이라고 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속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북미 간 해빙국면이 시작하기 전인 올 신년사에서 ‘핵탄두와 탄도로켓 대량 생산 및 실전 배치’를 언급한 점을 들어 “김정은은 어떤 약속도 깨지 않았다”며 “오히려 김정은은 핵무기를 대량생산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꼬집었다.
◇ 미국 주요 언론도 ‘기만’ 표현 쓰며 촉각
미국 주요 언론들도 이번 보고서 내용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CSIS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미국이 ‘속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워싱턴포스트(WP), CNN 등도 보고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는 모양새다.
WP는 ‘새롭게 드러난 북한의 미사일 기지가 트럼프 대통령-김정은 정상회담의 값어치에 의구심을 드리운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긴 했어도 핵 시설은 절대 해체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근거로, 실제 북한은 오히려 비축량을 더 늘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 美 “김정은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폐기 약속”
미국 국무부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폐기를 약속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의 약속을 이행할 경우 북한과 북한인들 앞에 훨씬 밝은 미래가 놓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약속에는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가 포함된다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가 추진하는 비핵화 과정 안에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도 포함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다만 평화 정착을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 긴 과정에서 같이 논의해야 할 문제다”라고 답했다.
미·북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미국 정부는 최근 일본 정부에 한·미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이후 여러 차례 이러한 방침을 전달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 정부의 방침이 선명해진 것으로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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