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_1]
한국병원 호흡기내과장 한승태
68세 A씨는 기침이 멎지 않아 내원한 환자입니다. 단순히 감기로 여겨 휴식을 취하면서 약국에서 감기약도 사 먹었지만 증상이 완화되지 않아 진료를 받게 됐다고 했습니다. A씨는 X-ray 등에서 폐렴 소견이 보여 입원 치료를 받게 됐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A씨처럼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늘고, 그 중 많은 분들이 폐렴 진단을 받습니다. 오늘 세계 폐렴의 날을 맞아 흔하게 발생하고 위험도도 매우 높은 폐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폐렴은 각종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으로 인해 폐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세균성 폐렴의 주원인인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서 아주 흔하게 존재합니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호흡기를 통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데, 특히 감기나 독감, 다른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일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렴이 무서운 것은 농흉이나 폐농양, 패혈증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폐렴으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2007년 인구 10만 명 당 9.4명에서 2017년 37.8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암, 심장질환, 뇌질환에 이은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암이나 심뇌혈관질환만큼 그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문제는 노인의 경우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설령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기침, 고열, 가래 등이 감기와 비슷해 환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보니 치료가 늦어서 사망까지 이어지거나 치료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65세 이상 노년층은 물론이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만성질환자, 영유아 등은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질환과 함께, 숨을 쉴 때 쇳소리가 난다거나 식욕이 없고 기운이 없어 몸이 처지는 느낌이 든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폐렴을 예방하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접종입니다. 예방접종을 통한 폐렴의 예방효과는 최대 84%에 달합니다. 미접종자와 비교했을 때 치사율이나 중환자실 입원율이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폐렴구균 예방 접종률은 겨우 23%에 불과합니다. 폐렴구균 백신에는 13가지 균을 방어하는 13가 백신, 23가지 균을 방어하는 23가 백신이 있는데, 65세 이상만 되어도 23가 백신 접종이 무료입니다. 우선 13가 백신을 접종하고, 1년 뒤 23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매년 독해지는 독감은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다르므로 매년 접종해야 합니다.
조금 아픈 것은 참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지만, 기침이나 발열 등 작은 증상이 폐렴과 무서운 합병증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으로 미리 대비하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셔서 건강한 노년이 되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제주新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ource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