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무장경비원’ VS ‘총기규제’ > 글로벌24 > 국제 >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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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순섭니다.

송영석 기자 나왔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무장경비원’ VS ‘규제’로 정해 봤습니다.

어제 미국 피츠버그에서 또 끔찍한 총격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유대인들을 겨냥해 종교시설 안에서 총을 난사한 경악스러운 사건인데요.

11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이번 사건은 만약 무장 경비원들이 안에 있었다면 총격범을 당장 막을 수 있었던 사건입니다. 아마도 그랬다면 아무도 그에 의해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겁니다.”]

반면, 피츠버그 시장은 대통령에 맞서기라도 하듯,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빌 페드로/피츠버그 시장 : “우리가 살펴봐야 할 접근법은 살인을 통해 증오심을 표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손에서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량 총기 사건의 공통분모인 총을 어떻게 빼앗을까 하는 것입니다.”]

지금 중간선거가 바짝 다가와서 그런지, 이번 사건에 대한 현지언론의 논조엔 ‘증오범죄’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경향이 엿보이는데요.

트럼프 정책에 비판적인 워싱턴 포스트의 경우, ‘국제주의는 위험하다’, ‘이민은 우리를 죽이는 침략이다’ 등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화한 주제들을,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이 강하다는 피츠버그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자신의 SNS에 수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증오범죄든 외로운 늑대의 테러든 동기도 중요하지만, 이런 무차별 총격 사건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잖아요?

[기자]

네,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이니까 피츠버그 총격 사건 발생 사흘 전입니다.

이날 켄터키주 제퍼슨타운에서 백인 남성 한 명이 흑인 2명을 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고요.

그 이틀 전 22일엔 유타대에서 한 여학생이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또 그 바로 전날인 21일엔 플로리다 주 잭슨빌 풋볼스타디움 인근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서 6명이 다쳤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사망 통계 자료를 보면,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총기 사건으로 희생된 18세 이하 청소년만 2만 6천여 명에 이릅니다.

해마다 천 명 넘게 총에 맞아 희생된 셈인데요.

미국 총기사고 현황사이트에 따르면, 올해만 봐도 지금까지 4만 건 넘는 총기사고가 나서 1만 명 넘게 숨졌습니다.

무자비한 총기 난사 사건 뒤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렬의 모습이 익숙해질 만큼, 그래서 ‘총기 지옥’이라 불릴 만큼 미국은 총기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입니다.

[앵커]

네, 송 기자.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고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희생되는데 도대체 왜 저런 비극이 반복될 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저도 마찬가지 심정입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 17일 미국인 61%가 더 강력한 총기규제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현행유지나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합하면 40% 가까이 나왔습니다만, 총기 규제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론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최근에는 청소년들도 SNS를 넘어 거리로 뛰쳐나오는 상황이 빈번해지고 있고요,

유명 스타들까지 가세해서 총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권리를 역설하고 있는데요.

이번 피츠버그 사건 직후에도 이런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피츠버그 시민 : “정치인들은 그저 안할 뿐입니다. 정치적 의지가 없어요. 총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이 나라는 그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바람을 막는 엄청난 벽이 있습니다.

거물 정치인들까지 머뭇거리게 할 만큼 로비력이 막강한 미국 총기 협회입니다.

1871년에 창립된 NRA는요,

지난해 기준 회원수가 천 4백만 명으로 단일단체로는 미국 내 최대 규모입니다.

연간 회비 수입만 2억 달러 2천억 원이 넘고요,

이같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각종 선거에서 힘을 과시합니다.

총기 확대나 유지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지원해 주고, 반대편에 선 후보가 있으면 적극 낙선 운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문제에 있어 관대한 입장이죠,

그래서 총격 사건이 있을 때마다 언론들은 그가 무슨 말을 할까 예의주시해 왔습니다.

2016년 대선 때 NRA는 힐러리 후보 낙선을 위해 212억 원, 트럼프 후보 당선을 위해 100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정치인들은 NRA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조차 NRA의 눈치를 봤을 정돕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정치인들도 마냥 총기 규제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요?

[기자]

네, 이번 피츠버그 총격 사건을 계기로 또 다시 총기 규제 논란이 점화되지 않을까 워싱턴 정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텐데요.

이럴 때마다 수면 위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수정 헌법 2조’입니다.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는 내용인데요.

이 ‘수정 헌법 2조’를 따져보려면 조항이 만들어진 서부시대 1791년으로 거슬러올라가야 합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에 시민의 자발적 무장으로 조직된 민병대 유지를 명분으로 만들어진 조항입니다.

지금 시대에 그 명분을 들이대기엔 법 자체가 너무 오래됐지요, 이 수정헌법 2조를 폐기할지 말지는 미국 사회의 해묵은 논쟁 거리입니다.

CNN의 경우 “수정 헌법 2조는 무기 소지 권리를 부여했지만 당시 헌법 제정자들은 아마도 자동소총을 예상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비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올해 초에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총기소유 제한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맞서서 11월 중간 선거에 승리해 수정헌법 2조를 지키겠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에겐 총기협회 회원들이 든든한 지지층이고 그간 이 회원들을 “친구들”이라고 불러왔습니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들은 날로 잔혹해져가는 총격 사건에 분노한 여론이 이번 피츠버그 사건을 계기로 중간 선거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지, 그렇다면 어떻게 표심으로 반영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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