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완화 ‘주파수’ 맞춘 한·러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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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울=뉴시스】홍지은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미국과 일본이 굳건한 대북제재 공조를 재확인한 상황이기에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주파수를 맞추면서 기존 ‘미·일 대(對) 중·러’라는 구도 속에 문 대통령이 한층 ‘균형외교’의 틀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오후 4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한·러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정세 변화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노력에 푸틴 대통령이 보내준 지지와 관심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그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며 러시아가 갖고 있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기간 중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앞서 한러 정상은 지난해 7월 주요20개국(G20) 회의 계기와 9월 제3차 동방경제포럼(EEF) 계기로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네 번째 정상회담은 실제 만남이 성사되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북핵 문제 해법을 둘러싼 공통 인식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견인할 방법이 도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 순방 때부터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제재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이른바 ‘조건부 제재 완화론’을 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 유럽 순방에서 자신의 ‘제재 완화론’에 대한 프랑스·독일의 냉소를 확인했던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러시아라는 우군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의미가 있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먼저 만나는 것만으로도 미국 주도의 강경한 대북 제재에 어느 정도 틈을 만들 수 있다는 시그널을 발신할 수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60분 가량 이뤄진 정상회담 동안 상당한 시간을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된 대화를 이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두 분 모두 포괄적으로 제재 완화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두 분이 갖고 있는 생각과 평가를 서로 교환하는 솔직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비핵화를 앞당기기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같은 목소리로 공감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 조건과 상황, 분위기에 대해 두 분이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이어질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서 도드라진 의미를 갖는다.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동시진행)을 주장해온 시 주석은 문 대통령, 푸틴 대통령과 인식의 결을 같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 시 주석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비교적 이른 시기에 결정지은 것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나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면담 일정은 막판에서야 결정된 것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오히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3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직접 예방하는 등 굳건한 미·일 공조를 과시했다.

아베 총리는 펜스 부통령 접견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미국과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일의 긴밀한 공조는 (일본이) 미국과 함께 북한에 대한 전략을 함께 해주는 데서 비롯된다”며 “일본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 처음부터 북한에 압력을 가해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보를 종합할 때 북핵 문제를 둘러싼 기존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역학 구도가 어떻게 미세한 변화를 맞았는지 알 수 있다는 평가다. 과거 북핵 6자회담국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외교를 펼쳐왔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제재 완화와 관련해 중국·러시아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북한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중국·러시아가 북한이 과감한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게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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