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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영사관, 시신 발견 하루전 어머니에 전화해 “미국 떠나라”
카슈끄지 피살사건 이어 또 의혹
지난달 24일 오후 3시경. 미국 뉴욕 맨해튼68가 근처 허드슨 강변 리버사이드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던 한 시민이 다급히 911로 신고 전화를 했다. 발목이 테이프로 묶인 여성 시신 2구가 발견된 것. 시신은 옷을 입은 채 허리가 테이프로 묶여 얼굴을 마주 보는 상태였다.
사망자 몽타주를 배포하며 수사에 들어간 뉴욕시경은 숨진 두 여성이 8월 24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 실종 신고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탈라(16), 로타나 파리아(22) 자매라는 것을 확인했다. 더멋 셰이 뉴욕시경 형사과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매의 죽음을 광범위하게 조사 중이다. 관련 정보가 있으면 연락해 달라”며 자매 사진을 공개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자매는 2015년 어머니를 따라 사우디에서 페어팩스로 이주했다. 언니 로타나는 그곳에서 조지메이슨대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는 지난해 12월 가출했다가 쉼터에서 지낸 적도 있었다. 뉴욕시경은 실종 신고 두 달 만에 집에서 400km 이상 떨어진 허드슨 강변에서 자매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과정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랍뉴스를 인용해 언니가 먼저 뉴욕에 왔고, 동생이 언니를 찾아 뉴욕에 왔을 가능성을 전했다.
자매의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시경은 자매가 인근 조지워싱턴 다리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투신 때 생기는 상처가 몸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매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물에 빠진 것으로 추정했다. 셰이 과장은 기자회견에서 “사건의 퍼즐을 맞추는 데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매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문이 커지고 있다. AP는 “자매의 시신이 발견되기 하루 전 사우디 영사관 직원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자매가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기 때문에 가족이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뉴욕 총영사관은 성명을 내고 “변호사를 선임해 사건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시경은 “사우디 정부와 자매 사망 간의 알려진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터키 이스탄불 내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을 수사하는 터키 정부는 사우디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르판 피단 이스탄불주 검사장은 지난달 31일 “카슈끄지는 총영사관 방문 직후 목 졸려 살해됐고, 암살팀은 시신을 토막 내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이틀간의 터키 방문을 마친 사우드 알모제브 사우디 검찰총장이 이스탄불 공항으로 떠난 직후 나왔다. 터키 정부가 이 사건의 수사 협력과 관련해 사우디 검찰총장과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을 우회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터키 수사당국이 사우디 총영사관 정원에서 확보한 ‘생물학적 증거’를 근거로 카슈끄지의 시신이 토막 난 뒤 산 용액으로 분해됐다는 가설을 검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email protected] /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 구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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