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식의 아하, 아메리카] 역대 최대 6조 뿌린 중간선거, 2020 트럼프 경쟁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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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상원과 2020년 대선에 결정적인 주지사 선거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집권 2년 만에 하원을 민주당에 내주고도 중간선거를 “위대한 승리”라고 한 데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민주당보다 선거자금 모금에서 압도적 열세와 적대적 언론보도를 이겨냈다는 게 근거다.
 

2018년 중간선거 모금 1위인 베토 오루크 민주당 텍사스 상원의원 후보. 지난 6일 중간선거 개표에서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에게 패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EPA=연합뉴스]

2018년 중간선거 모금 1위인 베토 오루크 민주당 텍사스 상원의원 후보. 지난 6일 중간선거 개표에서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에게 패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EPA=연합뉴스]

2016년 대선은 예외였지만 미국 선거에서 돈은 결과를 좌우하는 큰 변수의 하나였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미국 책임정치센터(CRP) 추산, 역대 최대인 51억 9006만 달러(5조 8100여억원)를 쓴 선거였다. 2016년 대선 비용(23억 8687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본지가 연방선거위원회(FEC)의 지난 10월 말 기준 모금ㆍ지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 민주당이 약 6대 4 비율로 공화당보다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말이 핑계가 아니라 사실이었던 셈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개인별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14억 4600만 달러를 모금해 12억 4300만 달러를 썼다. 공화당 후보들은 9억 4800만 달러, 8억 4500만 달러를 썼다. 모금액에 무제한인 슈퍼팩(Super PAC) 등 외곽 모금 조직에선 더 큰 차이가 났다. 1000만 달러 이상 상위 30위 위원회 회계 보고에서 민주당 지원 조직은 21억 달러, 공화당(9억 500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을 모금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위원회 등 공식 당조직은 비슷했지만, 소액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 한 곳이 10억 8200만 달러(1조 2000억원)를 모금해 민주당 후보들에 쏴줬기 때문이었다.
 
액트 블루 덕분에 선거자금 모금 1위로 2020년 대선주자로 부상한 사람이 베토 오루크(46) 텍사스 상원의원 후보다. 그는 소액 기부로 7000만 달러(782억원)를 모금했다. 덕분에 무명 하원의원에서 2016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테드 크루즈 의원과 2.6%포인트 차 박빙의 선거전을 벌이며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원래 민주당내 중도 온건파였지만 이번 선거에서 TV·디지털 광고를 통해 트럼프의 반(反)이민 국경장벽, 총기 옹호 정책에 반대하는 상징적 인물이 됐다. 그는 지난달 전국에 생중계된 CNN방송과 타운홀 토론에선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뉴욕). 이번 중간선거에서 66.5% 득표율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입증했다.[AP=연합뉴스]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뉴욕). 이번 중간선거에서 66.5% 득표율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입증했다.[AP=연합뉴스]

민주당 상원의원 대선주자도 300억원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단순히 자신의 지역구 선거만이 아니라 전략지역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당내 트럼프 저격수인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3800만 달러(424억원)를 모금해 전체 4위를 했다.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태미 볼드윈(위스콘신) 각 3000만 달러, 커스틴 질리브랜드(뉴욕) 2700만 달러, 팀 케인(버지니아) 2500만 달러 등으로 모금 상위 20위에 들었다. 이번 선거 득표율은 질리브랜드 의원이 66.5%로 당내에서 성적이 가장 좋았고 워런(60.3%), 케인(56.9%) 의원 순이었다.
 
올해 본인 선거대상이 아닌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도 2300만 달러를 모금해 캘리포니아 하원 전체 선거구를 지원하고, 네바다 등 미 전역을 누볐다. 2016년 대선 돌풍의 주역인 버니 샌더스(77·무당파) 상원의원도 1100만 달러를 모금했다. 그는 버몬트주에서 67.4%로 상원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다만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2020년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데 그때 79세의 나이와 건강이 이슈가 될 것”이라고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유타주 상원으로 돌아온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AP=연합뉴스]

유타주 상원으로 돌아온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AP=연합뉴스]

공화당 대선주자군 가운데 크루즈 상원의원이 4400만 달러를 모금해 모금 순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신인 오루크에 고전하며 막판 트럼프의 지원 유세 도움까지 받아 가능성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다가 이번 선거로 상원의원(유타)으로 복귀한 밋 롬니(71)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가 부상하고 있다. 그는 선거비용 500만 달러만 쓰고도 62.6%라는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롬니 당선자는 선거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전격 해임하자 “로버트 뮬러 러시아 특검 수사는 방해받지 않고 계속돼야 한다”고 트윗으로 밝혔다. 트럼프가 정치적 위기에 빠질 경우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큰손 기부에선 여당인 공화당에 기부금이 더 쏠렸다. 책임정치 센터(CRP)에 따르면 올해 150만 달러 이상 상위 100대 개인 기부금은 3억 1666만 달러(50%)가 공화당, 2억 9898만 달러(47%)가 민주당으로 갔다. 정치자금 기부의 가장 큰손인 셸던 애덜슨 샌즈그룹 회장이 1억 1303만 달러(1263억원)를 공화당에만 기부한 덕분이다. 그는 유대인 카지노 재벌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친구다. 역시 트럼프의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중국 측 대미 무역정책 로비 창구역할을 하는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그룹 회장도 1281만 달러를 공화당에 기부했다.
 

민주당 큰손이자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는 10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민주당 큰손이자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는 10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민주당은 내년 1월 하원을 개원하자마자 트럼프 탄핵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AP=연합뉴스]

민주당 큰손 기부자엔 잠재적 대선주자 두 명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억만장자 대통령의 금기는 깨졌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업계에서 은퇴한 뒤 트럼프 탄핵운동을 벌이고 있는 토머스 스테이어(61)는 민주당에 5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그는 올해 40곳에서 타운홀 행사를 갖고 620만명 탄핵 청원 서명을 받았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이번 선거 막판에 본인이 직접 전국방송 TV 광고에 출연한 것을 포함 민주당 하원 탈환에 40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email protected]

스티븐 슈미트 아이오와대 교수는 기자에게 “블룸버그 전 시장의 대선 출마가 확실하다고 들었다”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과 경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그를 워런, 샌더스, 해리스 상원의원 등에 이어 민주당 대권 주자 9위에 올렸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email protected]   

 

트럼프 2020년 자금 $1억 모금 2016년 힐러리 절반 지출

 

2020년 대선 자금을 가장 많이 모은 사람은 현직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고 3개의 모금 위원회를 통해 이미 1억 678만 달러(1193억원)를 모금했다. 민주당 주자 가운데 존 델라니 하원의원(390만 달러)밖에 연방선거위원회에 등록한 후보가 적어 모금 1위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개인 돈 6600만 달러를 포함해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절반인 4억 839만 달러(4564억원)만 쓰고 당선됐다. ABCㆍCBSㆍNBC 방송 등 전국방송 3사의 보도량에서 힐러리의 두 배 이상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보도의 상당 부분이 비판적이었지만 굳이 천문학적 TV 광고비용을 쓸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미디어 광고에 1억 9400만 달러를 쓰면서 페이스북·트위터 등 디지털 광고에 많이 투자했다. 반면 힐러리는 외곽 지원조직을 포함해 7억 9487만 달러(8884억원)를 사용한 가운데 2억 2690만달러를 광고비로 쓰면서 거의 TV광고에 집중했다.
 
로버트 슈멀 노터데임대 교수는 “2020년의 역사도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2016년처럼 공짜 미디어 보도에 의존하면서 일부 유료광고로 메시지를 추가하는 방식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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