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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0.31 15:08
수십명의 유족들이 회겔의 재판을 지켜봤다. 회겔의 재판은 ‘희생자들에 대한 1분 동안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판사가 회겔에게 혐의를 인정하냐고 물었을 때 회겔이 “전부 인정한다”고 대답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회겔에게는 ‘살인’이 병원에서의 지루함을 견디게 할 일종의 게임이었다.
회겔은 중환자 병동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위독한 상태의 환자를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환자에게 심부전을 일으키는 약물 혼합물을 몰래 투여했고, 환자의 심박이 약해지면 자신이 심폐소생술에 나섰다. 환자를 되살려 주위로부터 칭송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실패했고, 환자는 사망했다.
회겔의 심리를 분석해 온 한 정신분석학자는 “환자를 가까스로 살렸을 때의 ‘만족감’이 마약처럼 그를 반복된 살인으로 이끌었을 것”이라 평했다. 희생자 유족 중 한 명은 회겔을 두고 “자신에게 신의 권능을 준 슬픈 남자”라고 말했다.
회겔은 2005년 동료 간호사가 그의 약물 주사 장면을 목격해 꼬리가 잡혔다. 2008년 살인 미수로 7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검찰이 추가로 그의 혐의를 밝혀냈다. 회겔은 2015년 두 건의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재판에서 회겔은 심리상담사에게 자신이 “30명을 더 죽였다”고 자백했다.
수사를 확대한 독일 검찰은 회겔이 근무했던 올덴부르크 병원과 델멘호르스트 병원의 진료기록을 입수해 미심쩍은 사망자의 시신을 발굴했고 독성 검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회겔에 의한 희생자가 100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밝혀진 희생자 수는 총 106명에 달한다. 독일 검찰은 시신이 화장돼서 살해 여부를 밝히지 못한 희생자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추정 중이다.
희생자의 유족들은 독일 보건 당국이 책임을 방기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회겔에게 할아버지를 잃은 크리스찬 마바흐는 “전직 간호사가 관료들의 어떠한 개입없이 몇 년 동안 처벌받지 않고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스캔들”이라 말했다. 독일 검찰은 회겔이 근무하던 당시 병원과 보건 당국이 감시 책임을 방기했는지도 함께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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