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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의 뇌 손상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기억력·언어력·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을 하는 데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다.
치매의 원인은 퇴행성 질환·뇌혈관 질환·뇌수두증·뇌종양 등 다양한데,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정상적으로 기능하던 세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어 가는 퇴행성 질환이다. 노인성 치매 중 70%가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증상이 심해질수록 치료가 어렵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뇌 조직이 손상돼 발생되는 치매로,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장 질환 등 뇌졸중의 위험 인자를 지닌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치매는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는 ‘진행형 만성질환’이다. 그래서 치료는 진행을 늦추는 것에 목표를 둔다.
특히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시작할 경우 치매 진행을 늦춰 환자의 독립성을 연장할 수 있고, 환자를 돌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환자의 가족은 향후 8년간 약 7900시간의 여가 시간을 더 누릴 수 있고, 63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5년 뒤 요양 시설 입소율은 55% 감소한다.
반면, 방치하면 치매 발병 3년 뒤 치료한 경우에 비해 돌봄 비용으로 월 58만원을 더 부담하게 되며, 8년 뒤에는 월 101만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또 치매 발병 3년 뒤 치료군에 비해 돌봄 시간은 매일 2시간이 더 소요되며, 8년 뒤에는 매일 4시간을 더 소요하게 된다.
조기에 발견된 치매의 원인이 뇌종양·심각한 우울증·갑상선 질환·약물 부작용·영양 문제 등인 경우에는 치료하면 회복될 수도 있다.
치매는 보통 초기·중기·말기로 나뉘는데 최근 예방적 차원에서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 장애’ 시점부터 다양한 치료를 시도한다.
경도인지 장애는 뚜렷하게 병적인 상태는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치매의 병적인 변화의 시작을 객관적 혹은 임상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뇌의 위축이나 손상에 대비해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뇌의 예비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미술·음악 치료 및 신체 활동 등은 뇌의 예비력을 키워 주는 ‘인지중재치료’의 하나로, 경도 및 초기 치매 환자의 비약물 치료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
치매 초기부터 인지 기능 개선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이 시기부터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치매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앞으로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 개발이 지속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치매 진단과 치료 등을 위한 영상·바이오마커·치료제 개발 등을 위한 임상 연구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원광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상학 교수는 “정상인이 기억장애 대상이 되고, 인지 기능이 감소하면서 경도인지 장애 환자가 되고, 더 심해지면 치매 환자가 된다”며 “그래서 치매의 조기 발견과 약물 치료는 초기 단계의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하면 독립적인 생활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본인이 가진 우아함이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도 했다.
권오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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